편집자노트 2015.01.29 11:47

2014년 11월 어느날의 편집일기 중에서...

“이제 드디어 내가 남자가 되어간단다.”

작은 방 문이 언젠가부터 밖에서 열리지 않는다. 문제다 싶어 분리해보기로 했다. 일단 분리하고 내부를 살펴보면 뭔가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다. 참 무모했다. 차리라 인터넷으로라도 문고리에 관한 검색을 하고 좀 배우고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. 문고리를 해체하고 나도 모르게 문을 닫았다. 

허걱. 갇혔다. 식은땀이 나고 왠지 모를 폐쇄공포증이 살짝 온다. 애엄마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얘기한다. 결국 119에 신고했다. 몇명이 떼로 몰려와 문을 열어주니 이때의 쪽팔림이란. 아무튼, 이때 인터넷으로 문고리 주문하고 사전에 어떻게 해야 할지 열심히 연구해서 결국 새 문고리를 다는 데 성공했다. 

열심히 준비해도 중간에 시행착오가 한번 있었다. 안쪽과 바깥쪽을 연결해주는 사각고리가 삽입이 안 되는 것이다. 십여 분을 씨름하다 결국 삽입하는 데 성공했다. 매뉴얼에는 여는쪽과 닫는쪽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혼란을 주었고 사각고리를 넣을 때 버튼을 눌러서 넣어야 하는데, 매뉴얼이 너무 부실한 것이다.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성공했다.

이제는 스위치 교체 도전. 스위치가 부실한 건지, 버튼이 몇 개가 고장이 났다. 안방과 화장실 두군데다. 스위치를 사놓고 엄두를 못 내다 이번 문고리 사건으로 용기를 냈다. 다시 인터넷 뒤져서 도전해보았다. 

우선 전등 스위치를 차단해야 한단다. 아무리 봐도 안 쓰여 있다. 다시 찾아보니 보통 첫번째 버튼이 전등이란다. 스위치를 내리고 전등을 켜보니 불이 안 들어왔다. 과감하게 기존 스위치 뜯어보고 연결선 제대로 확인하고 교체하였는데, 이런~ 위 아래가 바뀌었다. 다시 새 스위치에 연결된 전선을 뽑으려 하니 이거 참 난감하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. 

땀은 범벅이 되었다. 겨우 애엄마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스위치 교체 완성. 그리고 그 다음날 화장실 스위치까지 교체. 참 별거 아닌 건데 이렇게 애간장을 태웠다. 이래서 DIY를 해보는 건가 보다.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서. 복잡한 DIY에 비할 건 아니지만.

“사람이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불편함은 줄어들겠지만 행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.”

재능도 마찬가지인 듯. 재능을 찾아가는 게 행복이지 재능을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. 단순히 집안 스위치와 문고리를 가는 것이 누구에겐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나에겐 첫경험이었고 도전이었고 힘든 일이었다. 그만큼 성취감이 컸다는 얘기다. 

하지만 이것도 몇번 해보면 성취감은 떨어지고 귀찮아진다. 즉 재능이 한번 내것이 되면 안일해지기 쉽다. 그래서 사람들은 도전하려 하며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가보려 하는 것 같다. 이미 정상에 도달한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. 오히려 정상에 있는 저 사람은 다른 도전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고 나보다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. 뚜벅뚜벅 내가 갖지 못했던 것을 성취해나가는 삶, 그곳에서 행복을 얻어가는 삶, 이게 진짜 삶인 것이다.


콘텐츠는 짧든 길든 "감동이 있어야 한다"

소설을 읽을 때 역동적인 스토리, 짜릿한 반전, 아름다운 낭만, 뜨거운 사랑에 감동하듯

전문서를 읽을 때도 뇌속에 팍팍 박혀오는 학습감은 또 다른 감동이다.

소설은 가상이지만, 전문서는 현실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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